얼바인 부동산, 모든 셀러는 돈 벌고 있을까?
최종 수정일: 10월 6일
얼바인에서 집을 알아보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얼바인은 어차피 오른다.”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비교적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내가 집이 필요하고, 살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준비됐다면 사면 됩니다.
얼바인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해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완벽한 저점을 기다리며 계속 매수를 미루는 것 역시 반드시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집을 살 준비가 됐다”는 것과 “아무 집이나 빨리 사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집을 알아보다 보면 흔히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렌트비는 버리는 돈이다.”
“빨리 사서 에쿼티를 쌓아야 한다.”
“계속 기다리다가는 더 비싸진다.”
모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 때문에 충분히 알아보지 않은 채 집을 서둘러 산다면 어떻게 될까요?
특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던 시기에
‘지금 안 사면 영영 못 산다’는 마음으로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면요?
최근 데이터를 보면 이 질문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 산 집을 다시 팔 때, 손실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번 분석에서는 금리가 매우 낮았던 시기나 COVID 이전에 매입한 주택은 제외했습니다.
오래전에 낮은 가격으로 매입한 주택까지 포함하면 최근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22년 이후 거래된 얼바인 주택 가운데 이후 다시 시장에서 거래된 주택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이전 매매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다시 팔린 주택의 비율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4년 4.8% → 2025년 16.2% → 2026년 22.7%

2024년에는 이 조건에 해당하는 재매매 주택 252건 가운데
이전 매입가격보다 낮게 팔린 비율이 4.8%였습니다. 대략 20채 중 1채 수준입니다.
2025년에는 216건 가운데 16.2%로 높아졌고, 2026년에는 154건 가운데 22.7%까지 올라왔습니다.
즉, 2026년에는 2022년 이후 매매된 뒤 다시 거래된 주택 가운데
약 4~5채 중 1채가 직전 매매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 숫자가 “얼바인 집값이 22.7% 하락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얼바인 전체 주택가격의 상승·하락률을 보여주는 데이터도 아닙니다.
이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집을 매수한 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다시 매도해야 하는 경우,
이전보다 매입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파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얼바인 지역별로는 어떨까요?
이번에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주택이 많고,
COVID 전후 가격 상승기에 구매 수요가 강했던 주요 커뮤니티를 따로 살펴봤습니다.
분석 대상은 2022년 이후 매수된 주택 가운데
2026년에 다시 매도됐거나 현재 리스팅되어 있는 주택입니다.
그리고 그중 이전 매매가격보다 낮게 팔렸거나,
현재 이전 매매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리스팅되어 있는 주택의 비율을 계산했습니다.

특히 Great Park, Orchard Hills, Portola Springs, Oak Creek에서는
약 30%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지역별 표본 수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거래 건수가 적은 지역의 비율은 몇 건의 거래만으로도 크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숫자를 해당 커뮤니티 전체 주택의 손실 확률처럼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최근 매수 후 다시 시장에 나온 주택들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지금까지 위의 분석에서는 ‘손실’을 아주 단순하게 정의했습니다.
과거 매입가 > 매도가
그렇다면 반대로 매도가가 과거 매입가보다 조금이라도 높으면 이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2022년 $1.20M 매입 → 2026년 $1.23M 매도라면,
표면적으로는 집값이 $30,000 올랐습니다.
하지만 실제 주택 거래에서는 매수가와 매도가만 비교해서 손익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매수 당시의 클로징 비용, 매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커미션과 에스크로·타이틀 비용,
그리고 보유 기간 동안 투입한 수리 및 업그레이드 비용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20M에 사서 $1.23M에 팔았다 하더라도
실제 경제적 손익을 계산하면 손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위의 그래프 숫자는 가장 보수적인 의미의 손실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래비용까지 포함한 ‘실질적인 손실(Estimated Economic Loss)’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손실로 분류되는 주택의 비율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얼바인 집을 사면 안 된다는 뜻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데이터가 말하는 것은 “지금 얼바인 집을 사면 손해를 본다”가 아닙니다.
얼바인 주택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해 왔고,
내가 실제로 집을 필요로 하며 충분한 자금 여력이 있다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여전히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보유기간입니다. 집을 살 때는 대부분 오래 살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직장 이동, 아이 학교, 가족 구성의 변화, 한국 귀국, 더 큰 집으로의 이동 등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로 2~4년 안에 집을 다시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10년 뒤 집값이 크게 오른다고 하더라도 내가 2년 뒤 집을 팔아야 한다면,
그 장기 상승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떤 집을 얼마에 샀는지는 중요해집니다.
“렌트비가 아까우니까”
“얼바인은 어차피 오르니까”
“남들도 다 사니까”
라는 이유만으로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같은 얼바인 안에서도 어떤 커뮤니티의 어떤 집을, 어떤 가격에, 어떤 시점에 샀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을 사기 전에 내가 이 집에서 얼마나 오래 살 가능성이 있는지,
현재 가격에 어떤 프리미엄이 포함되어 있는지,
비슷한 집들이 실제로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
그리고 예상보다 일찍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집을 빨리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알고 사는 것입니다.
부동산도 이제는 감(感)이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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